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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심에서도 실천 가능한 지속가능한 삶, ‘퍼머컬처(Permaculture)’란?

요알이 2025. 7. 23. 22:08

도심에서도 실천 가능한 지속가능한 삶, ‘퍼머컬처(Permaculture)’란?

기후위기와 환경파괴가 점점 심각해지는 요즘, 단순한 재활용이나 일회용품 줄이기만으로는 부족하다는 생각, 해보신 적 있나요? 답답함을 느끼는 당신에게, 변화의 실마리가 될 수 있는 흥미로운 개념이 있습니다. 바로 **‘퍼머컬처(Permaculture)’**입니다. 단순히 환경을 보호하는 것을 넘어, 자연의 지혜를 빌려 우리의 삶을 더 풍요롭고 지속 가능하게 만드는 이 철학은 도심 속에서도 얼마든지 실천 가능합니다.

 

 

도심에서도 실천 가능한 지속가능한 삶, ‘퍼머컬처(Permaculture)'

 

퍼머컬처란 무엇일까?

퍼머컬처는 **‘영구적인(permanent)’**이라는 의미와 ‘농업(agriculture)’ 또는 **‘문화(culture)’**라는 단어가 합쳐져 탄생한 합성어입니다. 이 개념은 1970년대 호주 생태학자 빌 몰리슨(Bill Mollison)과 데이비드 홀름그렌(David Holmgren)이 처음으로 제안했습니다. 처음에는 그들이 살던 지역에서 지속 가능한 농업 방식을 고민하며 시작되었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그 의미는 단순한 농업을 넘어 생태적 삶의 방식 전반을 아우르는 개념으로 확장되었습니다.

쉽게 말해, 퍼머컬처는 자연 생태계의 원리를 모방하여 사람이 거주하고 먹고 살아가는 공간을 스스로 조화롭게 디자인하는 방법입니다. 예를 들어, 숲이 스스로 순환하고 번성하듯, 우리의 주거 공간과 생산 활동도 자연의 시스템을 닮아 자율적으로 지속될 수 있도록 설계하는 것이죠. 이는 단순히 유기농법을 따르는 것을 넘어, “어떻게 살 것인가”에 대한 깊이 있는 철학적 질문을 담고 있는 지속가능한 삶의 방식입니다. 자연의 패턴을 이해하고, 이를 우리의 생활 방식에 적용함으로써 외부 자원에 대한 의존도를 줄이고, 불필요한 낭비를 최소화하며, 궁극적으로는 사람과 자연이 함께 번영하는 생태계를 조성하는 것을 목표로 합니다.

 

 

단순한 텃밭을 넘어선 생태 디자인

퍼머컬처는 단순히 식물을 심거나 텃밭을 가꾸는 행위를 넘어섭니다. 그 핵심은 **‘전체 시스템을 통합적으로 설계’**하는 데 있습니다. 개별 요소를 따로 보는 것이 아니라, 모든 요소가 서로 영향을 주고받으며 순환하는 하나의 유기체로 이해하고 디자인하는 것이죠. 예를 들어, 다음과 같은 다양한 요소들을 하나로 묶어 효율적이고 지속 가능한 시스템을 만듭니다.

  • 빗물 저장 및 활용 시스템: 내리는 빗물을 그냥 흘려보내는 것이 아니라, 빗물 저장 탱크를 설치하여 작물 재배나 생활 용수로 활용하는 시스템을 구축합니다. 이는 물 부족 문제를 해결하고 상수도 사용량을 줄이는 데 기여합니다.
  • 태양광 위치에 따른 건물 배치: 건물을 지을 때부터 태양의 움직임을 고려하여 자연광을 최대한 활용하고, 겨울에는 햇빛이 잘 들게, 여름에는 햇빛을 차단하여 에너지 효율을 극대화하는 설계를 적용합니다.
  • 퇴비화 시스템 구축: 음식물 쓰레기나 식물성 폐기물을 단순히 버리는 것이 아니라, 퇴비로 만들어 텃밭의 거름으로 활용하여 비료 구매 비용을 절감하고 쓰레기 발생량을 줄입니다.
  • 가축의 배설물을 비료로 활용: 만약 작은 규모의 가축(닭, 오리 등)을 기른다면, 그들의 배설물을 자연 비료로 사용하여 토양을 비옥하게 만듭니다. 이는 화학 비료의 사용을 줄이고 유기적인 순환을 돕습니다.
  • 해충을 막는 식물과의 동반 식재(Companion Planting): 특정 식물은 다른 식물의 성장을 돕거나 해충을 막는 역할을 합니다. 이러한 식물들을 함께 심어 해충 약품 사용을 줄이고 자연적인 병충해 관리를 가능하게 합니다.
  • 바람과 지형을 고려한 조경: 바람의 방향과 강도, 지형의 특성을 이해하여 방풍림을 조성하거나, 경사면을 활용한 계단식 밭을 만들어 토양 유실을 방지하고 물 관리를 효율적으로 합니다.

이처럼 퍼머컬처에서는 모든 요소가 상호 연결되고, 서로 순환하는 관계를 가집니다. 각 요소가 단순히 독립적으로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다른 요소들과 유기적으로 상호작용하며 전체 시스템의 효율성을 높입니다. 이러한 통합적인 설계 덕분에 낭비는 줄고, 외부 에너지 소비는 최소화되며, 외부 자원에 대한 의존도를 현저히 낮출 수 있는 자립적인 구조가 만들어집니다. 이는 마치 자연 생태계가 스스로 균형을 맞추며 지속되는 방식과 같습니다.

 

도시에 사는 나도 퍼머컬처를 실천할 수 있을까?

네, 충분히 가능합니다! 퍼머컬처는 반드시 넓은 농촌이나 전원생활에서만 실천할 수 있는 개념이 아닙니다. 최근에는 **‘어반 퍼머컬처(Urban Permaculture)’**라는 개념이 확산되면서 도심 환경에서도 지속가능한 삶을 실천하는 다양한 방법들이 주목받고 있습니다. 도심이라는 제약된 공간 속에서도 자연의 원리를 적용하고, 공동체와 연계하여 자원을 효율적으로 활용하는 것이 핵심입니다. 예를 들면 다음과 같은 구체적인 실천 방안들이 있습니다.

  • 베란다에서 키우는 허브와 채소: 넓은 텃밭이 없어도 베란다나 창가를 활용해 상추, 바질, 토마토 등 비교적 키우기 쉬운 허브와 채소를 길러 신선한 식재료를 얻고, 음식물 쓰레기를 줄일 수 있습니다.
  • 퇴비화를 위한 음식물 쓰레기 분리와 EM(유용 미생물) 사용: 아파트에서도 음식물 쓰레기를 퇴비화하는 시도를 할 수 있습니다. EM 발효액을 활용하여 음식물 쓰레기의 부패를 막고 부피를 줄인 후, 이를 텃밭이나 화분에 활용 가능한 퇴비로 전환하는 것이죠.
  • 공동주택 옥상 텃밭 조성 및 관리: 아파트나 빌라의 옥상을 활용하여 주민들이 함께 텃밭을 조성하고 관리하는 것은 공동체 의식을 높이고, 신선한 농작물을 함께 나누는 좋은 기회가 됩니다.
  • 에너지 절약형 창호와 조명 시스템 도입: 고효율 창호나 LED 조명으로 교체하여 냉난방 에너지 소비를 줄이고, 낮에는 자연광을 최대한 활용하는 습관을 들여 전력 소비를 최소화합니다.
  • 지역 커뮤니티를 통한 물물교환 또는 공유경제 활성화: 사용하지 않는 물건을 버리는 대신 이웃과 물물교환하거나 공유하며 자원 낭비를 줄이고, 지역 내에서 필요한 물품이나 서비스를 서로 나누는 공유 경제 활동에 참여합니다.
  • 친환경 운송수단 이용: 자가용 대신 대중교통, 자전거, 도보 이용을 생활화하여 탄소 배출량을 줄입니다.

이러한 실천들은 거창해 보이지만, 중요한 건 규모가 아니라 사고방식의 전환입니다. "내가 버린 쓰레기는 어떻게 처리될까?", "이 음식은 어디서 어떻게 만들어졌을까?", "이 물건은 어떤 과정을 거쳐 내 손에 들어왔을까?"와 같은 질문을 스스로에게 던지고, 그것에 대한 친환경적이고 지속 가능한 해답을 찾아가는 모든 과정이 바로 퍼머컬처적 실천입니다. 이는 우리의 소비 습관과 생활 방식을 근본적으로 재고하게 만들며, 보다 의식적인 삶을 지향하게 합니다.

 

퍼머컬처가 주는 메시지

퍼머컬처는 단순히 텃밭을 가꾸거나 친환경 제품을 쓰는 것을 넘어, 자연과 인간이 어떻게 조화롭게 공존할 수 있는지를 깊이 고민하는 라이프스타일입니다. 이는 우리에게 몇 가지 중요한 메시지를 던져줍니다.

첫째, 자연을 ‘정복의 대상’이 아닌 ‘협력의 파트너’로 보는 태도의 중요성입니다. 우리는 자연을 이용하고 통제하려 하기보다는, 자연의 흐름과 원리를 이해하고 그 안에서 함께 살아가는 방법을 모색해야 합니다. 자연의 지혜를 배우고, 이를 우리의 삶에 적용할 때 진정한 지속가능성을 이룰 수 있습니다.

둘째, 필요 이상을 소비하지 않는 절제된 삶의 미덕입니다. 퍼머컬처는 최소한의 자원으로 최대한의 효율을 추구합니다. 이는 불필요한 소비를 줄이고, 자원을 아껴 쓰며, 낭비를 최소화하는 생활 습관을 장려합니다. 이러한 절제는 단순히 환경에 도움이 될 뿐만 아니라, 우리의 삶을 더 간소하고 풍요롭게 만듭니다.

셋째, 생명을 순환시키는 시스템 설계의 가치입니다. 모든 것은 연결되어 있으며, 모든 자원은 순환해야 합니다. 버려지는 것이 아니라 다시 활용되는 시스템, 폐기물이 아닌 자원으로 변환되는 과정을 이해하고 이를 우리 삶에 적용하려는 노력은 건강한 생태계를 만드는 핵심 요소입니다.

이러한 퍼머컬처의 철학은 비단 환경 문제 해결에만 국한되지 않습니다. 오히려 우리의 삶의 질과 공동체 정신 회복에도 큰 영향을 줄 수 있습니다. 자연과 교감하며 얻는 정서적 안정감, 자급자족을 통해 느끼는 성취감, 그리고 이웃과 함께 자원을 나누고 공동체를 가꾸는 과정에서 형성되는 유대감은 현대 사회에서 잃어버리기 쉬운 소중한 가치들입니다.


✅ 퍼머컬처는 거창하지 않아도 됩니다. 거대한 농장을 소유하지 않아도, 매일 친환경 제품만 고집하지 않아도 좋습니다. 작은 화분 하나에서 시작된 관심이, 베란다의 작은 텃밭으로 이어지고, 나아가 지역 커뮤니티의 옥상 텃밭으로 확장될 수 있습니다. 이러한 작은 실천들이 모여 결국 더 지속가능한 지구를 만드는 씨앗이 될 수 있습니다.

당신의 삶은 지금, 자연과 얼마나 조화를 이루고 있나요? 이 질문에 대한 답을 찾아가는 여정, 바로 그것이 퍼머컬처의 시작일 것입니다.